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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는 일찍이 어린 시절에 아버님을 여의고, 온갖 고초를 겪으며 살아왔고, 경상대 사범대 과학교육과를 졸업한 후에는 삼천포 공업고등학교에 재직하였다. 평소 호방한 성격으로 보이지 않게 늘 참교육 실천과 전교조 활동에 앞장섰다.

그러던 중 ’96년 11월 10일 동지는 전국교사대회 및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며칠전 동료선생님께 내일 모레가 수진이 돌인데 수진이 돌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였다. 대회장 안에는 40만의 교사와 천만 노동자들의 함성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1997년 전교조 합법화 원년’이라는 글씨가 창공에서 나부끼고, 노동악법 철폐를 결의하는 힘찬 목소리가 가득했다. 이렇게 노동자대회를 잘 치루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동지를 비롯한 전교조 교사와 가족을 태운 관광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차안에는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쏟아낸 피로 얼룩졌고, 밖에는 손목, 뼈 토막, 뭉개진 살이 널려 있었다. 이 사고로 인해 동지와 류타원 어린이가 그 자리에서 운명하였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 참교육이 꽃피는 합법화 시대를 끝내 보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